한 달이 지나고 아파오는 몸 때문에 극도로 예민해져 있는 상태였다.
병원에서는 좀 더 정확한 정밀검사를 위해 MRI를 추천했었다.
하지만 부모님은 아직 MRI를 찍기엔 어리다며 완고하게 거절하셨고
대신 무조건 운동을 해서 이겨보자라는 말씀을 하셨다.
아픈 걸 티내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이면 누구나 짜증 나고 힘들겠지만 아픈 모습을 보일 때마다 ' 그건 정신력으로 버텨야지. ' , ' 진짜 보는 사람 짜증 나게 ' 와 같은 말을 하시는 부모님 때문에 앞에서는 괜찮은 척 웃었지만
멍하니 하던 공부도 잠시 멈추고 내가 유일하게
스트레스를 풀 수 있던 산책도 못하게 되니 사람이 썩어가는 걸 느낄 수 있었다.
그렇게 다 때려치우고 싶을 때 쯤
애인과 친구가 나를 잡아줬다.
몸 상태 때문에 한동안은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기 때문에 뒤늦게 연락을 넣었다.
그리고 다음날 한 친구한테서 연락이 왔다.
내 이야기를 듣고 잠도 못 자고
검색을 해봤단다.
자기 남자 친구의 어머니가 나와 같은 증상이 있으셨다면서 어디서 알아온 정보들은 문자로 보내주는 게 아닌가?
그리고 바로 며칠 뒤 또 다른 정보를 가지고 왔다.
친구의 문자를 받은 그날 저녁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이번에는 애정 표현도 솔직한 감정 표현도 서툰 애인이
" 꼭 수술해야 하는 거 아니래. 내가 알아봤는데 약물 치료랑 병행하는 것도 있고, 너무 불안해하지 않으면 좋겠어.
그리고 만약 네가 잘못돼서 평생 다리를 절어야 한다 해도 내가 있을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. 내가 너 다리가 되어주면 되잖아. "
그래, 날 생각해주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힘 내보자.라는 생각과 함께 척추관 협착증을 받아들이고
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 알아보기 시작했다.
일단 의사 선생님이 추천하신
수영을 3개월 끊었다.
3개월이면 내 몸이 회복 가능한 몸인지
안될 몸인지 알 수 있겠지 싶었다.
물에서 걷기만 해도 나아질 수 있을 거라는
의사 선생님 말에 뒤늦게 희망을 잡아봤다.
그리고 내가 앞으로 알 수 있는 정보란 정보는 모두 모으고
할 수 있는 행동이란 행동은 다 하기로 했다.